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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목
    늦었네요. 좋은 인연 감사드립니다~^^
  • 작성자
    서강학원장 (119.♡.225.38)
  • 조회수
    3,422
  • 수원 서강학원, 광교 서강학원

     

    그야말로 한 여름, 신도시의 공사장 소음도 열기에 짓눌려 한가하다. 일요일 오후, 이 곳 원장실에 앉아 지난 시간을 돌이킨다. 나는 행복하다. 나는 나름 최선을 다해 살아왔다. 좋은 사람들을 꾸준히 도왔었고, 그들보다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받아왔다. 그러나 세상은 아이러니하다. 그들 중 가장 강했던 사람은 제일 먼저 세상을 떠나 버렸다. 한 지역을 석권할 기세였던 누군가는 얼마 전 폐업신고를 했다고 고백했다. 결국에는 비극인가? 그렇다. 결국에는 비극일 것이다. , 멸하기 전에 흥할 기회는 온다고 믿는다. 온갖 사회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과거가 단단한 자들에게는 딱 그만큼의 미래가 온다고 나는 믿는다. 그 단단함의 정체는 인연이다. 지금도 땅속에 묻힌 고구마들처럼 유기적으로 얽혀있는 인연들이 나를 깨어있게 한다. 나는 그 덕분에 아직 무엇인가를 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  _?xml_: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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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여름, 귀국한 대표원장이 내게 말했었다. “어디가 좋을까?”, “.....”, “아무래도 광교겠지?” 이해는 갔지만, 현실적이지는 않았었다. 당시 광교는 꿈꾸는 미래도시일 뿐이었다. 아파트만 드문드문 올라가고 있었고, 상가건물은 뼈대만 겨우 세울듯 말듯 하던 완전 초기단계의 어설픈 공사판이었다. 보이지 않는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때로는 즐거운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예측에는 한계가 있다. 더군다나 시장을 분석하고 투자해서 실행하는 과정에는 늘 위험이 도사린다 하지만 그렇다고 안정과 위험 사이에 이상적인 안식처가 있는 것 또한 아니다. 결국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서는 결정을 해야만 한다. 다만 그 결정이 자기중심적이라면 꽤나 위험하다. 사업은 혼자 하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래서 일의 성패는 결정권자의 자질과 비례한다.

    대표원장을 비롯한 우리 운영진은 발품을 팔아 자리를 결정했고, 결국 시행사와 계약을 했다추석이 지난 초가을 즈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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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표원장이 출국하자, 남은 우리는 인테리어를 준비했다. 여기저기 의뢰도 하고 소개도 받았다. 3개 업체로 좁혀졌고, 나중에는 1개 업체가 유력했다. 그러나 좋은 업체를 선택한 것이 아니라 무리한 업체를 제외한 것일 뿐이었다. 최종 후보는 친절했다. 우리가 원하는 대로 도면을 바꿔 들고 왔었는데 1원장은 그 점을 업체의 장점으로 보았지만, 나는 그 반대였다. 나는 내 상상의 에너지를 도면에 쏟고 싶지 않았다. 그것은 유능한 전문가가 고민할 일이었다. 예상했던 대로 우리가 흔들리면 그 업체도 흔들렸다. 종잡을 수 없이 시간은 흘러만 갔다. 나는 완성된 인테리어의 피해자가 되고 싶지는 않았다. 수혜자가 되기 위해서는 돌파구가 필요했다. 나는 가끔 접속하던 학관노라는 다음카페에 로그인했다. 촉박한 심정으로 학원스타에 전화를 했고, 며칠 지나지 않아 현장에서 이사를 만났다. 뻥뚫린 6층 콘크리트 바닥위에서 찬바람을 맞으며 김규태 이사는 말했었다. “여기 위치가 아주 좋습니다. 올라와 보니 전망도 훤하군요. 잘 되겠습니다.” 의례적인 덕담이었지만 그의 표정은 진실해 보였다. 나는 그를 믿고 싶었다. 그 날 이후로 우리는 서로 여러차례 미팅을 가졌다. 다행히도 학원스타는 프로였다. 그들의 과거 실적이 그들의 실력을 가늠하게 해 주었다. 사실 난 첫 번째 미팅에서 이미 마음이 기울었었다. 그들은 우리를 배려했지만, 주도적이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덕분에 창조의 고통에서 자유로울 수 있었다.. 도면과 디자인은 마음에 드는 것을 선택하면 그만이었다. 견적서도 생각만큼 곤혹스럽지는 않았다. 남은 것은 학원스타 사람들을 믿느냐 마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김규태 이사와 김기수 부장, 홍지연 팀장을 마주하면서 그 조직의 선량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 그들은 논리적이고 유연했으며, 대부분 솔직했다. 믿음의 싹은 그들의 태도에서 피어난 셈이었다. 머지않아 대표원장이 귀국했고 대표는 두 업체의 서류를 번갈아 검토했다. 최종 결정하기까지 약 5분이 걸렸다. 20121월 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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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스타(이하 그들) 사람들은 유기적이었다. 분업화 된 팀들은 일사불란했다. 몸과 머리가 따로 놀지 않았다. 그들은 서로를 신뢰했고, 그런 모습은 내게 충분한 믿음을 주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북향의 차가운 콘크리트 위에다가 그들은 칸막이를 하고 책장을 짰다. 음침한 빈 공간에 가지런한 새 공간들이 태어났다. 홍과장과 김부장이 현장으로 내려와 내게 몇 가지를 제안했다. 나는 벽지를 선택했고, 데코타일을 결정했다. 그 뿐이었다. 나는 수시로 현장을 방문했지만 우려할 만한 실수는 드러나지 않았다. 그나마 한 두가지 수정안을 내면 다음 날에 완성이 되어 있었다. 그들간의 의사소통은 언제나 원활했고, 특히나 김규태 이사의 의사결정은 놀라우리만치 신속했다. 세상에 우여곡절 없는 사연이 어디 있겠는가. 우리도 초반에는 준공이 떨어지지 않아 애를 먹었었다. 공기가 지연되면 치명적이었으므로 어쩔 수 없이 그들을 재촉하고 닥달할 수밖에 없었다. 그 추운 겨울날 그들은 석유난로 하나만 놓고 병사들처럼 움직였다. 목공팀, 전기팀, 도배팀, 도장팀, 그리고 에어컨과 cctv 협력업체들까지. 그들은 적시에 나타났다가 적시에 사라졌다. 검은 도면들은 영하의 맹추위를 뚫고 환하게 살아났다. 그러나 끝까지 냉바닥을 딛고 섰던 김종태 실장의 발에는 동상이 찾아왔다. 안타깝게도 그는 한겨울의 냉기를 오롯이 감내한 것이었다. 책임감의 결과였다. 결국 그들의 유기적인 책임감이 나를 지금 여기 있게 한 것이나 다름없다. 빠듯한 공기를 마추지 못했다면 우리는 3월이 아니라 지금에서야 개원 준비를 하고 있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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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월초 토요일. 많은 사람들이 개원식에 참석했었다. 엘리베이터 문이 열릴 때마다 그 안의 표정들은 하나같이 놀라웠다. 입을 벌리거나 고개를 들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기까지 했다. 병원같다느니, 화사하다. 깨긋하다느니. 밝고 환하다 등등 로비에 발을 들일 때마다 우리에게 한 마디씩 멘트를 날려줬다. 원인은 유일했다. 시각이었다. 우리의 인테리어는 그들의 마음을 움직인 것이었다. 그들에게는 상상 저편의 현실임에 틀림없었다. 그리고 4, 5... 시간은 흘렀지만, 엘리베이터가 열릴 때마다 그 안의 사람들은 여전한 표정이었다. 긍정적인 첫인상이 가시기 전에 우리는 상담을 완료했고, 대다수의 학부모들은 등록을 하고 갔다. 그 학부모들의 자녀들은 지금 우리의 소중한 구성원이 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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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며칠 전, 바로 옆 건물에 학원이 하나 더 들어왔다. 건물이 하나 완공될 때마다 학원도 하나씩 늘어난다. 태권도, 미술 학원까지 더하면 그 숫자는 몇 배나 된다. 말 그대로 학원가다. 나는 그 학원장들과 만나지 않고도 관계를 맺는다. 다름 아닌 경쟁관계다. 그러나 감사하다. 여럿이 모이면 관심도 모이기 때문이다. 신도시의 교육패권을 저 지역이 아닌 이 지역에서 쥐게 된다면 그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그 중에서도 우리는 질 좋은 인테리어를 갖춘 학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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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학원스타 김규태 이사님께 감사하면서도 묘한 미안함이 있다. 신입생이 들어올 때마다 그에게 소정의 지분을 할애해야 될 것만 같은 착각이 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얼마나 다행인가. 그와 지분 협약을 하지도 않았을 뿐더러 인테리어 때문에 입학했다는 증거도 없으니 말이다. 학부모와 학생의 마음은 내 마음만이 눈치챌 뿐, 그에게 알리지 않아도 된다는 점은 절묘한 행운일 따름이다. 최근에는 어떤 이익의 배분도 없이 그들로부터 A/S를 받기까지 했다. 원인이 애매한 A/S를 과연 수용할까하는 의구심도 들었었지만, 이내 부끄러워질 정도로 김규태 이사는 신속히 결정을 해 주셨다. 흔쾌히 수용하고 웃음을 띠는 그의 표정은 매우 진솔했다기분이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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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테리어는 이제 모두 끝이 났다, 그들과 우리는 하는 일이 다르지만, 땅속에 묻힌 고구마들처럼 서로가 점점 단하게 얽혀가는 느낌이다. 이 소중한 인연은 내가 무엇인가를 할 수 있게 해 주고, 나를 행복하게 만들어 준다. 출근할 때마다 뭔가 잘 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기기까지 한다. 이 보이지 않는 괴력을 선물해준 김규태 이사님과 학원스타 직원들께, 매우 늦었지만, 진심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광교. 서강학원 원장.